- incheon story. ①
[인천게릴라뉴스=나재성 선임기자] 우리나라에 커피가 유입된 시기는 언제이며 최초의 커피 맛을 본 사람이나 장소에 대환 이야기는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서양식 호텔이 현재 인천시 중구 중앙동 초입에 있는 대불호텔이었기에 여기서 시작되었을 거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고종 임금이 러시아 대사관으로 피신한 이른바 ‘아관파천’ 때 커피를 즐겼다는 기록에 따라 이것을 최초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이런 기록에는 의문점이 꽤 많습니다. 대불호텔의 경우만 해도 1887년, 1889년 등으로 기록이 다르고, 특히 선교사 아펜젤러가 남긴 기록에 따르면 호텔이 1885년에 이미 건립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1883년 개항 이듬해 인천항을 방문했던 미군함 주니아타호의 군의관 조지우즈의 남겨진 일기장에 “1884년 4월20일 일요일저녁 방문했을 당시 막 준공된 다이부츠 호텔은…”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호텔은 1884년에 일단 건립되었고 이후 벽돌식 3층 건물로 신축되어(1887~1889년)일본인 호리씨 집안에 의해 운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거의 정설입니다.
▲ 대불호텔. (사진촬영=최도범 기자) |
더구나 인천을 방문했던 많은 외국인들이 남긴 기록에 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상당히 많습니다.
우선 인천 주재 영국 부영사(영국 영사관은 현재의 오림포스 호텔 자리에 있었다)를 지낸 윌리엄 칼스는 개항(1883년)한 그해 11월 조선에 체류했을 당시 뭴렌도르프 집에서 따뜻한 커피를 대접 받았다고 했고, 이보다 앞서 일본 외무성의 <1883년 8월중 조선국 인천항 수출입조 일람표>에는 수입한 외국 물품에 ‘커피’가 들어 있어 있었습니다. 앞서 인천 대불 호텔을 방문하기 전 미국공사관(서울에 있었음)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커피에 관한 기록이 여럿 있습니다만 확실한 사실은 다이부츠(대불) 호텔이 개항 이듬해인 1884년에 문을 열었고 , 이곳에서 양식과 함께 커피가 제공되었을 거라는 합리적 추론은 조금도 이상할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선교사 아펜젤러가 1885년 부활절에 인천항에 들어와 이 호텔에서 일박(一泊)하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외국인의 저택이나 외교시설에서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상업적으로 일반 손님에게 커피가 제공되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최초의 서양식 호텔 ‘다이부츠(대불)’가 최초의 사례라고 합리적 추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더구나 이 당시 국내에 들어온 커피의 경우 미국공사관 같은 곳의 출처는 전혀 알 수 없으나, 일본인들은 이 무렵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생산된 아라비카 커피를 수입하고 있었으며 다이부츠 호텔의 경영자가 일본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적어도 다음과 같이 정리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여러 기록에 비추어 볼 때 국내에서 첫째로 일반인에게 제공된 커피에 관한 것은 인천 개항장의 다이부츠 호텔로 볼 수 있으며, 아펜젤러 선교사가 1885년 부활절에 이곳에서 묵으며 커피를 마셨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 커피는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된 아라비카가 될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최초의 사례가 많은 개항장에 ‘최초의 커피 판매’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ingnews@ingnews.kr
incheon guerilla news
나재성 선임기자 webmaster@ing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