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게릴라뉴스=최도범 기자]인천문화재단 아트플렛폼에는 ‘인천맥주 호랑이’라는 시트지 글씨가 주변 경관과는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시뻘건 글씨로 맥주집이라고 스스로를 밝히고 있다.
아트플렛폼 H동에 자리 잡은 ‘인천맥주 호랑이’, 인천문화재단에서는 인천시의 방침에 따라 추진된 일로 재단은 단순하게 임대사업자 입찰과 선정에만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시의 방침에 따라 술집을 임대해 주었다는 문화재단, 인천 문화를 이끌어가야 할 인천 문화 재단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대목이다.
이번 문제에 대해 시에서는 아트플렛폼의 인천맥주 호랑이가 뮤직 갤러리로 공연장에서 술을 팔뿐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문제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인천시민들의 문화적인 정서로 이해가 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만을 반복할 뿐이다.
하지만 인천시의 주장과는 달리 인천맥주가 자리하는 아트플렛폼 H동에는 어디에도 뮤직갤러리라는 간판을 찾아 볼 수 없다.
아울러, 이 공간이 미성년자가 출입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인지 이 또한 불분명한 상황.
술집에 마련된 공연장인지 아니면 공연장에 비치된 간단한 알코올음료인지가 이번 문제의 중심은 아니지만 문화 공간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된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까지 이 자리는 인천서점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주변의 전시와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들이 커피와 음료를 마시며 잠시 쉬어가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매점도 아닌 술집이 들어선 것이다.
아울러 어디서 들어 보지도 못하던 ‘인천 맥주 호랑이’?
문화를 공약으로 이끌어내며 정치판에 끌어 들인 지난 민선8기 지방선거에서 제물포 르네상스를 주요 공약으로 당선된 유정복 시장의 주요 공약이 이렇게 유흥과 문화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볼 문제이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화재단의 이사들과 문화 관련 단체들의 때늦은 반발이 시작되고 있다.
이번 문제의 중심에 있는 문화재단 측에서도 지역 여론과 민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호랑이(뮤직갤러리) 측에 수차 전달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술집의 영업은 시작됐고 주변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이미 감당할만한 한계를 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다급하게 재단 이사들이 지난 21일 모여 대책과 논쟁을 벌인 회의를 가졌지만 성과 없는 메아리만 남겼다.
이러한 문화계의 입장과는 달리 이번 문제를 오히려 불씨 작은 이슈꺼리로 만들어 맥주 집을 홍보하는 마케팅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만들기 에는 조심스러운 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밑에서 부지런하게 발을 휘젓는 오리에게도 목소리는 있다. 소리 내어 아프다고 울지 않으면 물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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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범 기자 h21yes@hanmail.net